널 잊을 수 없는 이유가 없어서

널 생각하지 않을 마음의 공간이 없어서

널 만날 핑계가 없어서 속상하다.


/장혜현, 졸린데 자긴싫고



한 나라의 외각에 위치해있지만 규모가 꽤 큰 마을이 있었다. 대대적으로 신을 모시는 나라인만큼 교단이 위치해있었고 그곳은 예전부터 신이 강림했었다는 곳으로 유명해 외각임에도 불구하고 마을의 규모가 상대적으로 컸다. 규모가 큰 교단인 만큼 그곳에 있는 교회역시 큰 규모를 자랑하였는데 그곳이 교단의 중심이라 할 정도로 오가는 사람도 신도들도 많이 위치해있었다.


그곳에 신부로 있는 마츠카와는 어릴적부터 부모의 신앙이 그에게까지 내려와 신에대한 믿음을 가르켰고, 마츠카와는 신에 대한 믿음을 가진채 교단에서 지내왔다. 그의 부모님이 결국 병에 걸려 돌아가시는 그날까지 신앙심 하나만을 가지고 그는 교회에서 신도들에게 신의 말을 전해주었다. 그러던 중 새로 들어온 신도들중에 조금 특이한 이가 들어왔다.


초콜릿색의 머리카락을 올려서 셋팅하고는 머리색과 같은 눈을 개구지게 빛내며 교회안으로 들어오는 한 남자를 보며 마츠카와는 그의 정체를 단번에 알아차릴 수 있었다. 그가 악마라는 것을.




" 와- 교회는 이렇게 생겼구나~ 앗. 안녕~ 그쪽이 이곳 신부님인거야? "

" 마츠카와 신부입니다. 새로 입단하시려는 분이신가요. "

" 음~ 일단은 맞아, 나는 오이카와라고 해. "




교단에서의 룰은 서로에게 성만을 알려주고 이름을 알려주지 않는다였는데, 그것은 이름까지 알게된다면 저주에 쉽게 노출되어서이기도 하였고 이름은 가족들에게만 불리는 것이라 여겼기 때문이였다. 그렇기에 둘은 서로의 성만을 알려주고선 마츠카와는 이번에 새로 신도로 들어온 오이카와라는 악마에게 율법이 적힌 책과 성서를 건네주면서 기도시간은 언제고 그 외에 와서 기도하는것은 자율이라 하였다. 오이카와는 그런 마츠카와의 설명을 대충 흘려들으며 생각했다.




' 으음~ 이번엔 좀 재밌겠는걸? '




*




오이카와가 교단에 들어간지도 수개월이 지났다. 악마였던 오이카와가 인간의 모습으로 있는것은 식은죽 먹기였던지라 오이카와는 마츠카와와 함께 붙어있는 시간이 많아졌다. 마츠카와 역시 저에게 접근하는 오이카와를 막을 이유는 없었기에 오이카와가 접근하는 것을 막지않고 오히려 저도 같이 찾아 둘이서 시간을 보내는 날이 많아졌다.


오이카와는 교단에서 지내는 시간 중 유일하게 좋아하는 시간이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마츠카와가 신도들앞에서 성서를 읽어주는 것이였다. 오이카와는 마츠카와의 나긋한 목소리로 성서를 읽어주는 것을 유독 좋아했는데 성서의 내용을 듣는다해서 저에게 오는 피해도 없었고 오히려 나긋한 그의 목소리에 기분이 좋아져 그시간 만큼은 오이카와가 유일하게 얌전히 있는 시간이기도 하였다.


그렇게 나름대로의 평화로운 나날이 이어져가고 교단내에서 오이카와의 정체를 알게된 이들이 마츠카와를 불러내어 말했다.




" 이번에 새로 들어온 오이카와라는 신도 말일세. "

" 아, 그 꽤나 열심히 찾아오는 그녀석 말하는건가요. 그사람이 무슨 문제라도 일으켰습니까? "

" 마츠카와 자네도 이미 알고있겠지만 그자는 악마일세, 악마란 본디 사람을 유혹하여 영혼을 가져가는 존재라네! 당장 그를 잡아다가- "

" 주교님, 전에도 말씀 드린것같습니다만 그가 이곳까지 와서 신도 활동을 하는 것을 보면 그리 위험한 녀석은 아니라고 말씀드렸습니다. "




마츠카와의 말에 주교가 움찔해하며 마츠카와를 그저 바라보고만 있었다. 신부라 하더라도 교단내에서의 마츠카와의 지위가 아예 없는 것도 아니였고 일반인들에게 무엇보다 절실한 믿음을 받고있는 그였던지라 교주측은 섣불리 행동에 옮길 수 없었다.




*




오이카와가 이제 교단에 있는지도 1년이 다되어가는 시점이였다. 봄에왔던 그가 여름, 가을, 겨울을 교단에서 보내고 다시 봄이 되돌아왔을 때 즈음에는 이미 마츠카와도 오이카와도 서로에게 천천히 마음을 열어가고 있었던 때였다. 아니 이미 마츠카와는 제 앞에 있는 오이카와에게 마음을 전부 열어둔 상태였다. 오이카와가 저를 보며 웃어보일 때나, 저가 성서를 읽어줄때마다 기분좋다는 듯이 웃으면서 얌전히 앉아있는 모습이나 가끔씩 익살스럽게 장난을 걸어올때나 거의 오이카와의 모든 행동을 보며 마츠카와는 행복감을 느꼈다.


그리고 그는 자신의 감정을 빠르게 수긍했다. 일평생 신을 위해 신앙심을 가지고 살아왔지만 지금의 자신은 제 눈앞에있는 악마를 좋아한다고말이다. 하지만 오이카와는 아니였다. 오이카와는 마츠카와와 함께 1년이라는 시간을 보내면서 서서히 마음을 열어가는 듯 싶다가도 그에게 있는 악마로써의 본성이 강해서일까. 오이카와는 마츠카와를 가지고 논다. 라는 느낌이 더 강하게 나타나고는 하였다.


그럴때마다 가슴이 찢어지게 괴로운것은 마츠카와 쪽이였지만 말이다.




" ...괴롭지않아? "

" ?? 왜 오이카와상이 괴로워해야할까요-? "




어느날 마츠카와가 오이카와를 보며 물었다. 교단에서 1년이상을 지내오게 됬는데 괴롭지 않냐는말. 그에 오이카와는 여전히 익살스레 답했지만 오이카와는 그때 눈치채게 되었다. 아, 내 정체를 얘가 알고있구나. 하고 말이다. 평소처럼 장난스레 넘기려했지만 자신이 악마인 것을 들켜서 어쩔까 하고 생각하는 오이카와와 젠장이라며 속으로 욕을 읊조리고는 망했다 라고 생각하는 마츠카와.


결국 그날은 그저 흐지부지 상황을 넘겼지만 그 이후로 둘의 사이가 미묘하게 멀어지기 시작했다. 정확히는 둘의 사이가 미묘하게 어색해졌다가 맞았다. 마츠카와는 오이카와가 입단할때부터 그의 정체를 알고있었지만 이렇게 알리고 싶은 마음은 없었는지 신도가 없는 시간에 홀로앉아 고민하고있었고, 오이카와 역시 활동하지 않는 시간에 이대로 계속 다녀야 할까. 하는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서로가 서로의 문제로 고민하던 때. 예베시간이 전부 끝낫을 무렵 예베당에 저와 오이카와 이렇게 둘만 남게되자 마츠카와가 오이카와를 불러세우더니 예베당 벽으로 밀어붙이고선 말했다.




" 있잖아. 오이카와. "

" 어..응? 맛층 왜? "

" 난 말야, 아무리 발버둥쳐도 한낱 인간이라서. 10년 넘게 믿어온 거대한 믿음 보다 내 눈앞에서 알랑거리는 악마놈이 더 유혹적이거든? "




어떻게 생각해? 응? 악마씨. 마츠카와가 오이카와를 벽에 밀어뭍인채로 입가에 작게 미소를 지어보인채 말했다. 그러자 오이카와가 그에 마주 웃으면서 제 희고 긴 양손으로 마츠카와의 얼굴을 감싸쥐더니 이내 얼굴을 가까이하고선 말했다.




" 그래? 그럼 오이카와씨가 좀 더 유혹해볼까? 네 눈앞에서 알랑대는 악마는 오이카와씨 하나잖아? 안그래 맛층? "




오이카와가 말하자 마츠카와는 그와중에도 자신의 믿음때문이여서일까 속으로 이건 악마고 나는 교단사람이다 를 외치고 있었지만 오이카와는 그런 마츠카와의 속사정을 아는지 아님 모르는척 하는 것 인지 마츠카와의 얼굴을 그대로 당겨 입을 맞추었다. 그리고 뒤이어지는 마츠카와의 리드에 오이카와가 당황하는 듯 하였지만 이내 익숙하게 받아들이면서 예베당 안은 둘이 서로의 입술을 탐하는 소리가 울려퍼졌다.




" 넌 진짜 선악과같은 놈이야. "

" 오이카와씨가 선악과면 맛층은 아담이야? "

" 응, 먹지말라는데에는 이유가 다 있었네. "




오이카와가 마츠카와를 보며 잔망스럽게 웃어보이자 마츠카와가 그에 답하듯 저도 씨익 웃어보이더니 그대로 오이카와의 입에 길게 키스하면서 안아들고선 저의 집으로 데려가는 마츠카와였다.


교단내의 규율중에서 가장 엄격한것이 남여간의 성에 관련된 것이였지만 그날만큼은 마츠카와도 오이카와도 규율따위는 모른다는 듯이 서로를 탐하기 시작했다. 마츠카와의 테크닉에 오이카와가 신음을 내지르면서도 어떻게하면 인간이 자신에게 더 잘 빠져들지 알고있었기에 일부러 마츠카와에게 더 메달리고 더 소리내어 울자 마츠카와가 그것을 보면서 작게 읊조렸다.




" 진짜.. 미치겠네 이거.. "




*




둘의 정사가 끝난 다음날 아침. 마츠카와는 일어나자마자 제 옆에서 자고있는 오이카와를 바라보았다. 교인으로써 하면 안되는 일 중 가장 중요한 것을 어겨서 이것이 걸리면 자신은 분명 퇴출당하고도 남을테지만 전날밤의 기억과 제 옆에서 자고있는 오이카와를 보며 내심 기쁘다 라고 생각하는 그였다. 전날밤의 정사의 흔적이 가득한 오이카와의 몸을 보며 쿡쿡 웃던 그는 이내 쾅쾅대며 울리는 제 집문 소리를 듣고선 생각했다.




' 벌써 알아차린건가.. '




*




그는 단정한 옷으로 갈아입고선 교단에서 열린 대규모 청문회에 참석하였다. 청문회가 열린 이유는 본인이 저지른 일때문이였지만 그는 오히려 당당하다는 듯이 예의 제 신부복을 입은채로 쳥문회실에 입석하였다. 가운데에있는 둥그런 원판위에 자신이 스고 제 주위로 둘러져있는 의자에 교단내 높으신 분들이 모두 착석해있는 상황이였다.


그 상황에 마츠카와의 스승이자 교단의 교주 중 한사람이 말했다.




" 마츠카와. "

" 예. 교주님. "

" 오늘 네가 불려온 이유를 알고있느냐. "




네 그럼요. 아주 잘알고 있습니다. 마츠카와의 덤덤한 말에 몇몇 교주들이 언성을 높였지만 마츠카와의 스승이라는 자가 조용히 시키고나서야 그 뒷이야기를 이어갈 수 있었다.




" 그럼 내가 무엇을 말하려는지 잘 알고있겠구나. "

" 뭐..그렇지요. "

" 신의 자식으로써 부끄럽지도 않은게냐, 그간 네가 쌓아온 믿음은 뭐가 되느냐? 이것도 신이 주신 일련의 악한 유혹 중 하나다. 이것에 빠져버리다니 넌 아직도 갈길이 멀었구나 마츠카와. "




마츠카와의 스승이라는 자가 짐짓 언성을 높여가며 말했다. 처음엔 점잖게 말하다가도 말하면서 언성이 높아진터라 이미 청문회장은 술렁이기 시작했고, 마츠카와는 그런 스승의 말을 가만히 듣더니 제 스승을 바라보며 웃어보이더니 말했다.




" 신이 이젠 내가 필요없어졌나보네요. 이렇게 지옥으로 곧장 보내버리는 것을 보면. "




저는 그런 대단한 사람보다는 하찮은 일반인이 나은 것 같습니다. 저는 적어도 유혹에 자발적으로 빠진것이니까요. 그리 큰 걱정은 마십시오 스승님. 마츠카와는 그대로 청문회실을 나왔고 제가 입고있던 신부복을 벗어던지고선 교단밖을 나왔다. 신부복을 벗자 흰 셔츠에 검은바지만을 입고있었는데, 마츠카와는 제 셔츠의 소매를 걷고선 뒷주머니에 넣어둔 담배곽을 집어 담배에 불을 붙이고서는 후. 하고 연기를 내뱉었다.


오이카와는 마츠카와가 불려나갔을 때부터 근처에 숨어있었는데, 마츠카와가 나오자 그에게 다가와서는 마츠카와에게 물었다.




" 맛층, 후회안해? "

" 내가 후회할 것 처럼 보여? "




아니, 그럴리가. 마츠카와의 되물음에 오이카와가 씨익 웃어보이며 답했다. 마츠카와는 제 입에 있던 담배를 바닥에 비벼끄고선 오이카와에게 입을 맞추고는 저의 집으로 되돌아갔다.




*




마츠카와와 오이카와가 마을 외각에 자리를 잡고 살게 된지도 시간이 꽤 흘렀다. 교단에서는 마츠카와를 이단취급하였고 오이카와는 악마라고 마을에 공고문을 올려두어 마을 내부로 쉽사리 들어갈수는 없었다. 그래도 이런저런 생필품을 옆마을에가서 구해올 수 있었기에 둘이서 생활하는데 그리 큰 지장은 없었다.


마츠카와는 오이카와와 지내면서 한가지 걱정에 시달렸다. 오이카와는 애초에 인간이 아닌 악마였으니 영생과 비슷한 삶을 살게 될것이였고, 저는 인간이였으니 분명 수십년 후 에는 자신이 죽게되어 오이카와를 남겨두고 가야하는 상황이였다. 수명이 정해진것이 이리 짜증나는 일인지 생각조차 안하던 마츠카와는 제 옆에서 콧노래를 흥얼거리던 오이카와에게 말했다.




" 오이카와 "

" 왜 맛층. "

" 내가없는 세상에 네가 남겨지는게 싫은데, 이럼 어떻게 해야할까. "

" 응? 맛층없는 세상에 내가 남겨지는걸 왜 걱정해? 걱정안해도 되는걸~ "

" 널 걱정하는게 아니라, 내가 내껄 여기 남겨두고 싶지 않다는 뜻인데 "




오이카와의 말에 마츠카와가 픽 웃으며 답하자 오이카와가 그에 소리내어 웃어제끼더니 이내 마츠카와에게 말했다.




" 맛층 이렇게 보면 악마보다 더 악마같은거 알아? "

" 진짜 악마가 여깄는데 어련하시겠어. 난 그저 너라는 놈이 내것인데 왜 내가 널 두고가야 하냐는 거야. "

" 음~ 오이카와씨는 어느 한명의 소유가 아니랍니다- "

" 그럼 내꺼라고 표시 남겨두면 되나? "




마츠카와가 오이카와의 손목을 붙잡더니 제 쪽으로 끌어다니며 말했다. 그리고는 오이카와의 손목을 제 입으로 가져다 대더니 이내 손목을 물어 진한 키스마크를 남기고는 나른하게 웃어보았다. 그런 마츠카와의 모습에 오이카와는 입꼬리를 올려 웃더니 글쎄- 라는 말을 남기며 마츠카와의 입에 키스하였다.




" 난 너한테만 서툴어 맛층, 다른건 다 네가 상상할수 없을정도로 교활하고 능숙해. "

" 그러냐? "

" 응 "




오이카와가 그리 말하며 장난스레 웃어보았다.




*




그렇게 몇년을 같이 지내던 중. 교단측에서 마츠카와가 사는 곳을 알아낸것인지 성기사들을 이끌고 마츠카와가 사는 집으로 오는 것이 오이카와의 눈에 보이게 되었다. 오이카와는 그대로 집으로 돌아와 마츠카와에게 말했고, 마츠카와는 그에 골똘히 생각하는가 싶더니 소파 옆에 있는 서랍장을 열더니 탄환이 들어있는 리볼버를 집어들고선 오이카와에게 말했다.




" 나는 너처럼 마법이란걸 쓸 수 없어서 말야. 성기사들은 은근 귀찮은 존재거든 "

" 그래서 지금 그 총으로 뭐하려고? 자살? "

" 정답. 내가 여기서 죽으면 니가 도망갈때 발목잡히는 것도 없을테고, 뭐 내걸 두고 죽는다는게 좀 화나긴 하지만. "




마츠카와의 말에 오이카와가 처음으로 미간을 찌푸렸다. 오이카와가 미간을 찌푸리던 말던 마츠카와는 제 손에 쥐어진 리볼버를 손가락으로 빙글 돌리더니 소파에 털석 앉고선 오이카와를 보며 말을 이었다.




" 알았을거야 너도. 내가 얼마나 애썻는지, 사랑이라는 단어 하나 지키자고 나를 몇번이나 무너트렸는지 말야. 내가 죽기전 마지막으로 하는 말이니 기억해 오이카와. "




그렇게 말을 마치고선 소파에 등을 기대더니 이내 제 머리로 총구를 가져다대고선 망설임없이 방아쇠를 당기는 마츠카와였다. 탕. 하고 총소리가 울려퍼지고 마츠카와의 손이 힘없이 추욱 늘어졌다. 그의 머리는 뒤로 젖혀진채 피를 흘리고 있었고 오이카와는 이미 죽은 마츠카와의 옆에 서서 가만히 생각하기 시작했다. 어쩌면.. 어쩌면 진짜 휘둘렸던건 이 인간이 아니라 나일지도 모르겠네. 하는 생각을 하며 오이카와는 마츠카와의 시체를 그저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어린아이가 장난감을 구경하듯 바라보는 표정에서는 온갖 복잡한 생각들이 뒤섞여 지나갔고 곧 들이닥칠 성기사들을 피해 오이카와는 인간의 모습에서 다시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가더니 제 날개를 펼쳐 마츠카와와 지냈던 집을 떠났다.

그의 시체는 그의 집 소파에 그대로 둔채.




*




그 후 오이카와는 한가지 괴로움에 시달리고 있었다. 인간을 괴롭힌 죄로 신이 그에게 내린 벌인것인가 싶을 정도로 양심이라는 죗값을 치르는 오이카와는 마츠카와를 생각할때마다 져려오는 가슴을 제 손으로 쥐고선 자조적인것과 동시에 씁쓸하게 웃으며 말했다.



" 그래도 신이 자기 자식이라고 널 사랑하긴 했나봐 맛층, 자기 자식 죽였다고 가해자를 이렇게 괴롭게 하다니. "



오이카와는 제 가슴께를 한손으로 쥐고 보기 드물게 울것같은 표정을 지어보였다.




*




그 후 수십년이 지나고 오이카와도 죽고난 후. 그는 다시 인간으로 환생하게 되었다. 처음 환생하였을 땐 내가 인간? 이라는 생각이 가득했지만 이내 제 모습에 수긍하고 인간으로써 살아가는 그였다. 의외의 재미로 배구를 접하게 되었고 소꿉친구인 이와이즈미와 함께 중학교 배구선수로 활동하다 추천을 받고 들어간 학교에서 오이카와는 뜻밖의 인물과 마주하게 되었다.




" 어라, 그대로네. "

" 어? 우리 처음보지 않았어? "




저를 보며 그대로라 말하는 마츠카와를 보며 오이카와는 설마 하는 생각으로 처음보지 않았냐며 사람좋은 웃음을 지어보인채 말했다. 오이카와가 그리 말하자 마츠카와는 아.. 하는 짧은 탄식과 함께 미안 착각했나봐 라며 말하고는 제 자리로 걸어가 앉았다. 그래보았자 서로의 자리가 근처라 뭔가 무의미한 행동였지만 말이다.


그런 일이 있고난 이후 둘은 부활동마저 겹치자 이젠 서로를 떠보는 지경까지 가게 되었다. 서로의 전생을 기억한다면 혹시.. 하는 기분으로 서로에게 이것 저것 떠보기 시작했다. 아 교회네, 맛층은 신 믿어? 라던가 오이카와 너는 악마가 있다고 믿냐? 라던가 키스하는 법 알아 맛층? 등의 자신들이 전생에 겪은 일들을 주제로 이것저것 떠보던 중 결국엔 서로가 전생을 서로 기억하고 있다는 것을 들키게 되는 그들이였다.


수십년 전의 그것도 자신의 전생을 기억하는 것이 특별하다고 생각하면서 마츠카와가 오이카와에게 말했다.




" 이제 누구하나 버려질 필요 없겠네, 방해하는 사람도 없고. "

" 언젠 우리가 그런거 신경이라도 썻어? "

" 아니, 그러니까 이번엔 좀 평범하게 사랑해보자는거야. "

" 뭐야 그게. 맛층 아저씨같아. "

" 나 너랑 동갑이다? "




오이카와가 웃으며 말하자 마츠카와가 오이카와의 말에 답하고는 그의 턱을 한손으로 잡은채 길고 긴 입맞춤을 이어갔다.






*


이야기가 시작되면

사랑은 제목이고

행복은 내용이겠지


그 이야기는

우리만의 대화일테고


/ 김준, 이야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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