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달과 별과 하늘이 합한들

너만 할까.


/향돌, 변이



*





아카아시 케이지가 보쿠토 코타로를 만난 것은 아카아시가 4살때의 날이였다. 아카아시가 4살이 되던해 순수혈통들의 사교파티에 처음으로 나간지라 부모님께 몇번이고 주의사항을 듣고나서야 '보쿠토가家'에서 열린 파티에 참석하게 되었다.

순수혈통들이 모인 자리에서 아카아시는 다른 가문의 어른들에게 얌전히 인사를 하고 덕담을 듣고 잠깐의 대화를 나누고나서야 어른들에게서 멀어져 제 또래 아이들이 있는 곳으로 갈 수 있었다. 어른들과 이야기하느냐 지쳐있는 상황에서 아카아시와 보쿠토가 만나게 되었다.





" 헤이헤이헤-이!! 안녕!! "


" 안...녕하세요. "





특유의 금안을 빛내며 텐션 높여 다가오는 보쿠토를 보며 아카아시는 처음엔 거북하다고 생각했다. 그도그럴것이 보쿠토의 텐션은 자신이 따라가기 벅차다다고 생각되었으니까. 그리고 지금껏 받아온 예절교육 때문인것인지 아카아시가 내린 보쿠토에 대한 첫인상은 가히 '최악' 이라고 할 수 있었다. 아무리 첫인상이 최악이라 하더라도 보쿠토家의 장자였고, 후에 가문의 가주가 되는 사람이니 아카아시는 불만을 숨기고서 보쿠토와 놀아보기로 하였다.





" 나는 보쿠토 코타로! 넌 이름이 뭐야? "


" 아카아시..케이지 입니다. 보쿠토상. "


" 아카아시! 좋은 이름이네! 있잖아 케이지라 불러도 돼? 너도 나 코타로라 불러도 돼! "


" 아뇨. 저도 보쿠토상이라 부를테니 보쿠토상도 아카아시라 불러주세요. "


" 엗 "





어린시절의 아카아시가 보쿠토를 대하는 것은 현재의 수배는 더 차갑고 가차없었다.






*



눈이부셔요, 단지 바라보았을 뿐인데요.


/강서완, 밀밭 소나타



*





시간은 흘러흘러 아카아시의 호그와트 입학날이 다가왔다. 4살때부터 이어진 보쿠토와의 인연은 아카아시가 호그와트에 입학할때까지 이어졌고, 호그와트에 입학하기 전날 아카아시에게 편지로 '꼭 그리핀도르로 와야 돼 아카아시!!!' 라고 써놓은 것을 보며 아카아시는 조금 난감하다고 생각했다. 그도그럴 것이 저의 가문은 대대로 슬리데린이 많이 나온가문이였고, 저의 부모님 역시 자신이 슬리데린에 갈것이라 생각하고 계시니까. 그리고 보쿠토와는 학년이 다르니 같은 기숙사여도 그리 많이 마주치진 않을거라 생각되었는지 기숙사 배정은 그때가서 생각하자 하고 생각을 끝마치고선 킹스크로스 역에서 부모님과 짧은 대화를 나누고는 열차에 올랐다.





" 요! 아카아시! 이쪽이쪽! "


" 그렇게 객실문을 열고있으시면 지나가는 사람들이 불편해하잖습니까 보쿠토상. 저 어디 안가니 조용히 들어가죠. "


" 응! 그래! 아, 아카아시 이쪽은 쿠로오 테츠로! 내 친구! "


" 오야~ 안녕 아카아시군 쿠로오씨랍니다~ "


" 쿠로쨩 느끼해~ "


" 오이카와 니가 쟤보다 더 느끼해. "


" 겍?! 이와쨩 너무해! "





아카아시는 지금 이상황이 무엇인지 상황파악을 해야했다. 일단 복도에서 가만히 있기엔 통행에 불편함이 있을 테니 얌전히 들어와서 앉았는데 제 앞에 지금 상급생으로 보이는 넷과 신입생으로 보이는 한명이 앉아있었는데 신입생으로 보이는 아이를 제외하고는 각자의 개성이 너무나 뚜렷하게 있어서 아카아시는 지금 이게 무슨 혼파망인가 하는 생각도 하고있었다.


심지어 기숙사도 저와 신입생 한명을 제외하면 한기숙사를 빼고 다있었으니, 더욱이 이게 무슨일인가 싶었다. 저를 부르던 보쿠토가 이내 쿠로오라는 사람과 대화를 이어갈때 아카아시는 제 앞에 앉아서 얌전하게 책을 보고있는 푸딩머리의 남학생에게 말을 걸었다.





" ...저기. "


" ..응? 어..응.. 왜..? "


" 아카아시 케이지라고 해. 보니까 신입생같은데, 맞지? 나도 신입생이야. "


" 어..응.. 난 코즈메..켄마. "


" 잘부탁해 코즈메. "


" ..켄마로도 괜찮아. "


" ..그럼 나도 케이지로 괜찮아. 켄마. "





같은나이에 뭔가 분위기가 서로 비슷하다 느껴서일까 금방 친해진 아카아시와 켄마였다. 옆에서 네명이 뭘하던 말던 둘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해나갔는데 시간이 계속 흐를수록 하나 둘 열차안에서 지친건지 유독 텐션이 높았던 보쿠토를 시작으로 쿠로오 켄마 아카아시 오이카와 이와이즈미 순으로 잠에 들었다. 그렇게 잠으로 열차안에서의 시간을 지내고 열차가 도착했다는 소리에 하나 둘 일어나 나갈 채비를 하기 시작했다.





" 아카아-시! 그리핀도르야! 꼭! "


" 네네. 일단 2학년은 저쪽으로 가야하니 쿠로오상들과 같이 가시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보쿠토상. "


" 어-이 보쿠토 안가면 우리만 늦어-! "





보쿠토는 아카아시에게 몇번이고 그리핀도르!! 를 외치고나서야 쿠로오의 손에 이끌려 2학년들이 타는 마차로 끌려갔고, 아카아시는 켄마와 함께 신입생들이 타는 보트로 걸음을 옮겼다.






*



억만겹의 사랑을 담아, 너에게.


/이석원, 보통의 존재



*





배정식은 꽤나 빠르게 지나갔다. A로 시작하는 이름부터 순차적으로 불려갔고, 아카아시는 거의 첫번째로 불려가 배정식을 받았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슬리데린으로 배정받았고, 그로인해 그리핀도르 테이블에서 보쿠토의 절규가 울려퍼졌지만 아카아시는 아랑곳하지 않고 슬리데린 테이블에 앉을 뿐이였다. 같은 슬리데린인 쿠로오에게 짧게 인사를 하고선 입학식을 보내고 기숙사에 들어가 제 짐정리를 하고있자 쿠로오가 아카아시의 방에 들어오더니 말했다.





" 오야오야. 아카아시군 이제 앞으로 보쿠토한테 시달리겠네-? "


" 보쿠토상에게 시달리는건 하루이틀이 아니니 괜찮습니다만. 쿠로오상의 방은 여기가 아니지 않나요. "


" 뭐 어때~ 어짜피 나 1인실이라 애들도 없어서 심심하단말야. 첫날이라 래번클로 기숙사에도 못처들어가고. "


" ...래번클로 기숙사에는 왜 가는겁니까? "


" ...오이카와가 거기있어서..? "





아카아시가 식은눈으로 쿠로오를 바라보자 쿠로오가 왜 하는 표정으로 바라볼 뿐이였다.






*





" 아카아-시-!!!! "


" 윽. 보쿠토상. "






그리고 다음날 아침이되자. 연회장에서 바로 아카아시를 부르며 슬리데린 테이블로 달려오는 보쿠토 때문에 아카아시는 때아닌 주목을 받아야만했다.





" 그리핀도르로 오라니까 왜 슬리데린에 간거야! "


" 가족들이 슬리데린 출신이니까요. 그리고 그리핀도르에 가서 보쿠토상 한테 지금보다 배로 시달리기는 싫습니다. "


" 아카아시 차가워!! "





아직 1,2학년밖에 안된 애들이 뭔 대화가 저런건지 하는 생각을 하며 슬리데린 기숙사 학생들은 조용히 식사를 시작했고, 그리핀도르 테이블에서는 이와이즈미가 달려와 보쿠토의 뒷목을 잡고선 제 기숙사로 끌고갔다. 그렇게 아카아시의 호그와트 생활이 시작되었다.






*



꽃길이 아니라도 좋아.

너와 걷는 길이라면.


/밤길, 너와



*





아카아시의 생활은 꽤나 단순했다. 아침엔 보쿠토의 텐션을 받아준 후 식사를 한뒤 수업을 듣는 일상이 계속되었다. 그렇게 학년이 올라가고 아카아시가 4학년, 보쿠토가 5학년이 되는 해였다. 보쿠토가 o.w.l 을 치뤄야 하는 학년이 되어서 공부를 해야하는 것은 맞지만, 공부와 원체 담을 쌓고 있는 보쿠토였기에 아카아시는 4학년이 되면서 제 과제와 공부할거리를 챙긴채 그리핀도르 기숙사를 찾아가는 일이 잦아졌다.





" 보쿠토상, 주무시지마시고 공부하셔야죠. o.w.l 안치실겁니까. "


" 그치만-! 봐도 잘 모르겠는걸! o.w.l은 왜 보는걸까? "


" 필수로 봐야하는 마법사 시험이니까요. 보쿠토상 공부 열심히 하시면 오늘 퀴디치 연습상대 해줄테니 이것부터 얼른 끝내죠. "


" 오-?! 진짜?! 좋-아! 해볼까! "





퀴디치 연습상대라는 말에 벌떡 일어나더니 이내 끙끙앓으면서도 과제를 끝마치는 것을 보며 아카아시도 그 속도에 맞춰 제 과제를 끝내고 있었다. 마법약 양피지 1m 분량에 변신술은 50cm 분량의 과제는 이젠 익숙하다 못해 자연스러운 길이라 아카아시는 보쿠토보다 먼저 과제를 끝마치고 보쿠토를 기다리고 있었다. 보쿠토가 아카아시를 보며 알려달라 칭얼대었지만, 아카아시는 제가 모르는건데 어떻게 알려줍니까.라며 보쿠토를 어르고 달래 과제를 끝마칠 수 있게 해주었다.





" 좋아!! 끝! 아카아시 가자! "


" 잠깐만요 보쿠토상 정리는 하고가ㅇ... "





과제를 끝마친 보쿠토가 벌떡 일어나더니 이내 아카아시의 팔을 붙잡고선 기숙사 밖으로 뛰쳐나갔다. 그 결과 그리핀도르 휴게실에 아카아시와 보쿠토의 과제가 덩그러니 놓여지게 되었지만, 보쿠토는 신경쓰지 않는듯 아씨오로 제 빗자루를 불러내고선 운동장으로 뛰쳐내려갔다.오늘도 보쿠토에게 시달리는 아카아시를 보며 네가 고생이 많다 라고 생각하며 정리해주는 이와이즈미였다. (이와이즈미 뭐해? 과제 정리. 오, 네꺼야? 아니 보쿠토녀석꺼랑 그 후배꺼.)





" 아카아시! 한번더! "


" ...보쿠..토상... 이제 그만.... "





추격꾼인 보쿠토를 위해서 일일 파수꾼으로 있는 아카아시는 본래 제 포지션이 아니니 체력이 배로 줄어드는 기분이 들었다. 애초에 보쿠토의 체력이 저보다 더 많아서인것도 한몫했지만 말이다. 아카아시가 지쳐하는 것이 눈에 보인건지 보쿠토가 아카아시 괜찮아? 하고 물어오면서 빗자루를 아래로해 땅으로 내려왔고, 아카아시는 약 세시간만에 내려온 땅에 길게 한숨을 내쉬며 보쿠토에게 빗자루 정리를 맡겼다. 지금 체력으로 그거까지하면 분명 연회장에 가기도전에 쓰러져 잠들것같은 기분이여서일까 보쿠토에게 미안하다 말하며 보쿠토가 정리하는 것을 멍하니 바라보고있었다.



어느덧 보쿠토의 정리가 끝이나고, 연회장으로 걸음을 옮긴 아카아시와 보쿠토는 아카아시는 슬리데린 테이블로 보쿠토는 그리핀도르 테이블로 가면서 그날 하루도 무사히 지나가게되었다.





*





그리고 사건은 언제나 예고도 없이 찾아오는 법이였다. 아카아시와 보쿠토 본인에게 일어난 일은 아니였지만, 슬리데린 기숙사생 한명과 그리핀도르 기숙사생 한명이 싸우게 되는 사건이 찾아왔고 한동안 교내에서는 그 둘의 싸움으로 들썩였다. 그도 그럴것이 순혈가문의 학생과 머글태생학생의 싸움이였으니까. 그로인해 그리핀도르 측에서는 슬리데린이 역시 그렇지 하며 수근대기 일쑤였고, 슬리데린은 머글태생 학생과 싸운 순혈학생을 옹호하는 분위기였다. 오히려 머글태생 학생이 잘못했다고 주장하기 까지 하였으니, 두 기숙사간의 갈등은 꽤나 깊어져 가기 시작했다.


보쿠토와 아카아시는 그런와중에도 평소와 같이 만나고 있었는데, 하도 그 사건이 화두에 올라서일까 둘의 대화에도 이번 사건의 일이 대화주제가 되었다.





" 아카아시는 이번 일 어떻게 생각해? "


" 네? "


" 아니- 이번에 애들 싸운거 말야. 슬리데린이랑 그리핀도르 애가 싸운거. "


" 아... 그 일이요... "




보쿠토상은 어떻게 생각하시는데요? 아카아시가 되려 보쿠토에게 반문하며 물어왔다. 아카아시가 저에게 다시 물어올줄은 몰랐던건지 보쿠토가 끄응 하고 앓는 소리를 내더니 이내 입을 열었다.





" 둘다 잘못했는데 슬리데린 애가 더 잘못한것같아! "


" 그렇습니까? 어째서요? "


" 그야 사람은 다 같은데 차별했잖아? 머글태생이던 아니던 차별은 나쁜거야. "





보쿠토의 말에 아카아시의 눈이 조금 커지는 가 싶더니 이내 다시 원래대로 돌아왔다. 저와 사상이 조금 다르다고는 어릴적부터 생각해왔지만 이렇게 다르게 나오는것이 조금은 씁쓸하다 느끼는 아카아시였다. 자신이 사상이 달랐다면 이 얘기에 좀 더 공감해줄 수 있지 않았을까, 아님 그가 저와 같은 사상이였다면 이런이야기에 같은 기분을 느끼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하다. 문득 드는 이 감정이 무엇인지는 저도 모르는 것이였다. 보쿠토는 저가 답하고나서 아카아시가 답해주기를 기다리는 듯 아카아시를 빤히 바라보았다. 그런 그의 시선때문일까 아카아시는 조금 시선을 내리깔더니 이내 입을 열었다.





" ...전 그리핀도르 학생이 더 잘못했다고 생각해요. "


" 어째서? "


" 얘길 들어보니 그쪽 학생이 먼저 시비를 걸었다고해서요. 슬리데린 학생은 가만히 있었는데 그쪽이 먼저 시비를 걸어서 말싸움이 되었고, 그 과정에서 차별발언이 오갔다고 들었구요. "


" 으음...그래? "


" 네, 그리고- "





혈통이 그러니, 참는법을 몰라서 사소한 일에도 쉽게 화를내고 시비를 거는거겠죠. 아카아시가 덤덤하게 뒷말을 이어가자 보쿠토가 뒤로 기지개를 피다가 굳은채로 아카아시를 바라보았다. 마치 아카아시의 입에서 그런말이 나올줄은 몰랐다는 표정으로 아카아시를 바라보고 있었다. 아카아시는 읽던 책을 넘기다 저를 보는 기분에 보쿠토쪽을 바라보자 저를 보는 눈이 당혹감과 당황감으로 물들여져있는 것을 보며 아카아시는 그제서야 아차 싶었다.





" ...난 네가 그런말 할줄은 몰랐는데 아카아시. "


" 아, 저 그 보쿠토상. "


" 실망이야 아카아시, 나 간다. "





아카아시가 보쿠토를 잡기도전에 보쿠토가 그대로 일어나더니 건물안으로 들어가버렸고, 아카아시는 그런 보쿠토를 보며 망했다 하는 생각만이 가득들었다. 사과... 해야하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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