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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만 겹의 사랑을 담아, 너에게

:: 이석원, 보통의 존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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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코마 라는 이름의 한 강대국이 존재했다. 나라는 주위의 어느 나라보다 컸고, 또한 견고함을 자랑하였다. 선왕이였을 시절에는 무난하게 통치가 이어졌고 백성들이 행복해하는 그런 나라였다. 하지만 어느 나라를 찾아보면 그렇듯 지금의 상황에 만족하지 못하고 제 배만을 부르게 하려는 자들은 넘쳐났다. 선왕이 병에 걸려 몸져 눕자 대신들은 하나같이 선왕이 서거하고나면 자신들의 꼭두각시로 세울 왕을 물색하기 시작했다.


선왕에게는 자제가 둘이 존재했다. 첫째는 어리숙하였고 둘째는 총명했다. 눈치가 좋았으며 자신의 위치를 제대로 알고 있었다. 제 형이 왕이 될것을 알고있었고 자신은 그런 형을 도와 나라를 돌보면 된다고. 하지만 대신들의 생각을 눈치챈 둘째는 대신들의 손에 제 형이 꼭두각시로 놀아나는 것을 원치 않았다. 양반이 감히 왕족을 제 멋대로 놀아나게 한다니 둘째의 생각으로는 그것은 용납되지 않는 것이였다.


그래서 둘째는 첫째에게 조용히 말했다.





" 궁에 있는 대신들이 형님을 꼭두각시 왕으로 올릴 생각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러니- "


" 아우야. 내가 아무리 너처럼 총명하지 않고, 어리숙하다고는 하지만 그정도 눈치는 가지고 있다. 내 너에게 청을 하나 할터인데 들어줄 것이냐? "


" .....형님의 말인데, 들어주는 것이 아우된 도리 아니겠습니까. "





고맙구나, 하며 첫째는 둘째에게 말했다. 자신을 죽이라고. 네 손으로 나를 죽인다면 네가 왕이 될 수 있단다 아우야. 첫째의 말에 둘째는 당황하였지만 제 형의 말인것과 동시에 자신이 들어주겠다 이미 말하였으니 착잡한 심정으로 둘째는 첫째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수일이 지나고 선왕이 서거하자 나라에서 대대적으로 장례가 치뤄졌다. 백성들은 선왕의 죽음에 슬퍼하였고 그의 죽음을 추모하였다.


첫째와 둘째역시 자신들의 아버지의 죽음에 슬퍼하였고 추모하였다. 그렇게 수일간의 장례식이 끝나고 다음 왕의 즉위를 위한 준비가 이어졌다. 다들 알고있는대로 첫째는 왕이 될 준비를 하였고 대신들은 앞으로 저 왕을 어떻게 구슬려 자신들의 꼭두각시로 사용할까 머리를 맞대어 생각하고 있었다.


그시작 둘째는 자신의 군대를 정비하고 있었다. 첫째가 말한것처럼 자신이 그를 죽이기 위해선 반란으로 보이기 위한 것이 적당하였으니 제 군사들에게는 그저 자신이 왕이 되려 한다 라고 말할 뿐이였다. 그렇게 왕의 즉위식이 진행되는 날. 둘째는 제 군대를 이끌고 궁으로 처들어 왔다.





" 쿠로오 테츠로! 이게 지금 무슨일인가! "


" 아~ 안녕하십니까 하타로 공. 무슨일이긴요. 단순한 반란이옵니다. "





제 2황자, 쿠로오 테츠로가 검을 높이 들고선 제 앞에서 말하는 대신에게 말했다. 그리고는 왕의 자리에 앉은 제 친형을 보며 남들이 보았을땐 어딘가 비릿한 웃음이지만, 확연히 슬픔이 뭍어있는 웃음을 지어보이며 다가갔다. 그 사이 쿠로오의 군대가 즉위식 장소에서 왕실군과 싸우고 있었지만 말이다. 쿠로오는 제 앞을 막는 왕실군을 하나 둘 베어가면서 제 형의 앞에 섰고 심호흡을 하더니 말했다.





" 왕이시여. 당신은 왕이되기엔 그릇이 작은 사람입니다. 그래서 제가 그 자리를 가져가려하오니 너무 원망마소서. "


" 아우가 이렇게 내 뒤를 칠줄은 몰랐구나, 형님으로써 많이 실망이다. "


" 그렇습니까? 하지만 어쩌겠습니까. 이것이 저인것을. "





그렇게 말하며 쿠로오는 제 검으로 형의 목을 갈랐고, 방금 즉위한 왕의 목이 떨어졌으니 빈 왕좌에 쿠로오가 앉았다. 그리고 여유롭게 왕좌에 앉아 그곳에 있는 왕실군과 제 군대에게 외쳤다.





" 싸움을 멈추어라, 방금 즉위한 쿠로오 소우사 왕은 제 2황자 쿠로오 테츠로가 베었다. 지금부터 네코마의 왕은 나 쿠로오 테츠로가 될것이니 지금 당장 싸움을 멈추고 예의를 갖춰라! "





쿠로오가 외치자 쿠로오의 군대는 환호하였고, 왕실군은 무기를 내려놓고 즉위한지 얼마나 되었다고 다시금 바뀐 왕에게 예를 표했다. 그리고 그런 점을 못마땅하게 여기고 있던것이 양반들과 왕실 대신들이였는데, 쿠로오는 자신에게 반발이 심한 양반들로 인하여 강경책을 펼쳐 양반들을 짖누르고자 하였다. 이로인해 피해를 보는 것은 백성이였지만서도 양반들을 상대하기 위해 쿠로오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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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사랑은 탄식의 아름다움으로 수놓인

황혼의 나라였지

:: 이정하, 황혼의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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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로오가 왕이 된지 수년이 흘렀다. 그의 폭정은 멈추지 않았고, 그로인해 백성들의 불만은 하늘을 찌르고있었다. 물론 불만을 입밖으로 내뱉으면 바로 감옥행이였으니 입밖으로 흘러나오지는 않았지만 백성들의 생각은 공통된 것이 그것 하나로 이어지고있었다. 그런 백성들의 마음을 알아준걸까 암암리에 반란군들이 모이기 시작했고 그 반란군의 수장은 오이카와 토오루.


그 유명한 오이카와 집안의 장자인 오이카와 토오루가 이끄는 반란군이였다. 정치에는 관심이 없고 왕의 비위를 맞춰주며 백성들은 나몰라라 하는 제 가문에 환멸을 느껴 제 발로 가문을 뛰쳐나와 소꿉친구인 이와이즈미와 함께 반란군을 꾸리자 평소 나라에 불만이 많던 사람들이 많은 도움을 주기 시작했다.


반란군에 직접 들어오기도 하였으며 반란군 자금에 도움을 주기도 하였고, 몇몇 귀족들은 심지어 자금을 계속 대줄테니 성공만 시켜 달라는 말을 듣기도 하였다. 오이카와는 막중한 책임을 짊어진 기분에 매일같이 반란군을 훈련시키고 예산문제등의 일들을 처리하며 보내다 가끔 나오는 저잣거리에 놀러나가야지 하는 생각을 하며 수수한 색의 옷을 입고선 마을을 거늘기 시작했다.





" 호오? 처음보는 얼굴입니다. 어디서 여행이라도 오신겁니까? "


" ...아, 아니요 그저 나라 외각에 있는 한 마을에서 이번에 올라온 사람입니다. "




오이카와는 마을을 다니다 상점가에서 끙끙거리는 한 사내를 보고 다가가 살갑게 물었다. 검은색의 머리에 스타일이 마치 닭벼슬같다 신기하다고 생각되는 그 사내는 자신은 그저 시골에서 올라온 청년이라고 하는 것을 보며 오이카와는 그것이 거짓이라고 바로 판단할 수 있었다. 이유는 사내가 입고있는 옷이 이유였는데 보통 시골에서 올라온다하면 지금의 사내가 입은것보다는 들 고급진 옷을 입고있을 것이 뻔했으며 고급진 옷을 입고있다 하더라도 사내가 입은 옷은 왕궁에서만 사용하는 옷감으로 제작된 것이였기에 사내가 궁에 관련된 사람일 것이다. 라고 생각하는 오이카와 였다.





" 아 그러십니까. 이렇게 만난것도 인연인데 저잣거리를 소개시켜드릴까요? "


" 그래주시면 저야 감사하지요. 부탁드리겠습니다. "





오이카와는 사람좋은 웃음을 지어보이며 제 앞에 있는 사내와 함께 마을을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사내와 돌아다니면서 많지는 않지만 그래도 여러가지를 알 수 있었는데, 사내의 이름이 쿠로오 테츠로이며 방금전 식사로 인해 꽁치 소금구이를 좋아한다는 것을 알게 된 그는 허허로이 웃으며 마을 외각에 위치한 강가에서 적절하게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 오늘 하루 감사했습니다. "


" 저야말로 오늘하루 재밌었습니다 쿠로오상. "


" 그-... 오이카와상이 괜찮으시다면 종종 만나뵈어도 괜찮을지요. 앞으로 이 마을에서 살게 될것같은데 이렇게 마음이 잘맞는 분을 만난적이 없다보니.... "


" ...푸핫. 좋습니다 좋아요. 자 그럼 일단 말부터 놓을까? 쿠로쨩. "


" .....쿠로쨩? "


" 이름이 쿠로오니까 쿠로쨩이지~ 오이카와상이랑 앞으로 잘부탁해~? "





친우가 되자는 말에 웃으며 금방 풀어지며 말하는 오이카와를 보며 쿠로오는 허 하는 기가찬 목소리를 내다가도 이내 호쾌하게 웃으며 답했다. 그것이 오이카와와 쿠로오의 첫 만남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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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젯밤 나는 네 얼굴을 보려고

달 속으로 기어 들어갔다.


:: 김용택,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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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이카와와 쿠로오는 시간이 나면 만나고는 하였다. 각자의 직업이 직업이다보니 바빠서 만나지 못하는 날도 있었지만 둘은 꽤나 자주 마주치고는 하였다. 하지만 서로가 서로에게 사사로운 이야기를 하면서 각자 말하지 않은 것이 딱 한가지가 있었는데, 그것이 바로 자신의 직업이였다. 오이카와는 반란군 수장이였고 쿠로오는 지금 이나라의 왕이였으니 자신들의 신분을 함부로 말할 수 없는 노릇이였으니까.


서로가 같은 상황에서일까 직업을 뭍지않았고 오이카와는 그저 양반집의 자제라는 말만을 쿠로오는 시골에 있는 작은 양반집의 자제라는 말을 하고선 그 이후로 서로의 직업에대해 묻지 않았다.


쿠로오는 자신의 살인적인 일상에 대해서 많이 지쳐있는 상태였다. 궁에 들어가면 들리는 것은 왕의 폭정으로 인한 궁 내부 사람들의 불만과 저와 언제나 언쟁을 높히는 대신들이 있었으니 그는 그냥 지금 하는일 모두 때려치우고 싶다는 생각을 하였지만 자신이 왕을 때려치우고 싶다해도 때려칠수있는 노릇도 아니였으니 그저 간간히 이렇게 몰래 나와 오이카와를 만나는 것이 제 삶의 유일한 탈출로였다. 가끔 그와 대화할적이면 가슴께가 간질간질해오는 이것이 사랑인지 무엇인지 고민하는 듯 하였지만서도 쿠로오는 그를 만나는 것이 즐거웠으니 상관없어 라는 생각을 하면서 그를 만나러갔다.


하루는 쿠로오가 오이카와를 보며 말했다.





" 내가 널 안만났으면 아마 난 지금쯤 반 미쳐있지 않았을까 생각해 "


" 응? 그게 무슨 소리야 쿠로쨩. "





그정도로 힘들게 사는거야..? 뒷말을 삼키며 오이카와가 쿠로오를 보며 말했다. 그리고는 언제나처럼의 대화가 이어지고 쿠로오는 문득 오이카와에게 궁금한것이 생겼는지 왕에 대해 물었다. 지금 네코마 국의 왕을 보면 무슨 생각이 드느냐고.





" 지금의 왕? 글쎄-... 정치로 제 배 채우기 급급한 놈? "


" ....그...래? "





제 평판이 국가 내에서 좋지 않다는 것은 이미 알고있었지만 이렇게 직접적으로 들으니 새삼 충격적으로 다가오는 쿠로오였다. 실제로 폭정을 펼친것은 자신이였고 오이카와의 말이 틀린것은 아니였으니 속으로 제 기분을 삭히며 오이카와가 왕에 대해 말하는 것을 조용히 듣고있었다. 꽤 한참을 왕에 대한 욕으로 이어지던 대화의 마지막. 오이카와가 쿠로오를 보며 말했다.





" 으음... 차라리 쿠로쨩이 왕이였음 좋았을텐데. 안그래? "





오이카와가 저를 보며 말하자 쿠로오는 조용히 오이카와의 어깨에 기대고선 나즈막히 말했다. 고맙네, 말이라도 해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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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미 그렇게 서있다.

네가 부는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고

네 옆에 여전히 서있다.


그러니 너도 내옆으로 와라

세상에서 가장 예쁜 마음을 들고서

너를 맞이할 세상을 꾸며놓을 테니


:: 흔글,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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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이카와는 때가 왔음을 짐작했다. 왕궁에서 한창 연회중인 지금이 궁으로 처들어가기 딱 좋은 때라고. 그렇게 생각하고서 실행으로 옮기는 것에는 망설임이 없었다. 무기를 챙기고 갑옷을 입고서 반란군을 이끌고 궁으로 전진하였다. 연회로 시끌시끌한 궁안에 군사들이 들이닥치자 연회장은 금세 아수라장이 되었다.


반란군의 등장에 그곳에 있던 양반이 오이카와를 향해 말했다.





" 오이카와 토오루! 이 무슨 무례한 짓이냐! "


" 어라-? 아버님도 계셨군요. 소자 아버님께서 이곳에 계실줄은 몰랐습니다. 이 무슨 짓이냐 물으신다면 소자 답해야하는 것이 정상이겠지요. "





반란이옵니다 아버지. 오이카와가 씨익 웃으며 말했고, 검을 내들고서 외쳤다. 저들을 당장 잡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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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내게 아름답지 않은 날이 없었다.


:: 수정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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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회장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었다. 반란군을 피해 도망가기 바쁜 양반들을 반란군이 잡아들였고, 그들을 막는 왕실군과 칼을 맞대어 싸워나갔다. 오이카와는 연회장을 눈으로 훑어보이며 왕이 있을 상석을 찾아내었다. 이윽고 베일에 감싸여져 있는 왕이 보였고 오이카와는 제 검을 쥐고선 왕이 있을 상석의 베일을 칼로 베어내었다.


서걱, 하고 베이는 소리가 나며 베일이 사라졌고 그 속에 있는 왕의 얼굴을 보고자 오이카와가 잘려나가 넝마가 된 베일을 치워내자 익숙하고도 익숙한 모습이 제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 ...왜. 왜 네가 여깄어...? "


" .... "





오이카와는 왕의 정체를 알고나서 당황스러울 수 밖에 없었다. 왕을 보호한다는 목적하에 왕의 얼굴은 알려진 것이 없었다. 언제나 베일안에서 목소리만을 내비쳤으며 왕의 얼굴을 본 자들은 궁내에서는 없다고 할정도로 알려진것이 없었다. 오이카와는 제 앞에 앉아있는 이가 쿠로오인 것을 보며 당황감을 숨기지 않았고 쿠로오는 그저 표정없는 얼굴로 제검을 뽑아들어 오이카와에게 말했다.





" 내가 이렇게 버젓이 살아있는데 반란이라니, 간이 꽤나 큰놈이였구나. "


" 왜 네가 여깄는건데 쿠로쨩! "


" 닥치거라. 오이카와라고 하였느냐. 반란의 대가가 무엇인지 내 친히 알려주마. "





쿠로오는 오이카와의 말에도 아무런 대꾸도 없이 검을 휘둘러 그를 공격하였다. 오이카와 역시 가만히 있던것이 아니였던지라 쿠로오의 검을 막아내며 당황스러움과 배신감에 찬 목소리로 말하였다.





" 네가... 네가 어떻게 날... "


" 벌써 지친건가? 반란군의 수장이면서 허약하구나. "





쿠로오는 그런 오이카와의 말에 대꾸조차하지않고선 계속해서 공격을 이어갔다. 연회장 내부는 이미 반란군들로 인해 왕실군이 밀리고 있는 상황이였지만 쿠로오와 오이카와의 상황은 달랐다. 미묘하게 쿠로오가 더 우세한 상황이였고 결국 날카로운 금속음을 내며 오이카와의 검이 저 멀리 날아가고 오이카와가 뒤로 주저앉게 되는 상황이 되었다.


쿠로오가 제 칼끝을 오이카와의 턱 밑에 가져다 대며 처다보다 제 주위가 다른 물체들로 제대로 보이지 않다는 것을 알자 주저 앉아있는 오이카와의 어깨를 한손으로 잡더니 이내 제 칼을 그의 손에 쥐어주며 말했다.





" ...미안해, 말해주지 못해서. 하지만 이말은 해주고 싶어. "


" 쿠로쨩..? "





눈을 크게 뜬채로 보고있는 오이카와에게 쿠로오가 조근조근 그에게 들릴 목소리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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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뤄진 너의 꿈이 오늘의 연회만큼 황홀하기를,


내일 네 발밑엔 나의 나라가 자리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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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이카와는 쿠로오의 말을 들으며 자신이 지금 무엇을 듣는건가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이뤄진 꿈이 황홀하면 무얼까, 내일 제 발밑에 이나라 있어서 뭐할까. 정작 너가 없을텐데 그리고 내가 그를 찌른다? 좋아하는 사람을 찌르라니 미친것이 아닐까 하지만 그전에 그는 왕이잖아. 지금 순간이 내가 그토록 원했던 일인데 왜? 왜 하필이면 왕이 너인거야? 하는 생각을 하며 제 의식이 흘러가는대로 생각을 이어가기 시작할때 즈음. 쿠로오가 오이카와를 보며 다시금 입을 열었다.





" 네가 날 찔렀을 때 조금이라도 마음이 아프다면 내 끝은 내가 낼게. "





쿠로오의 그 말을 들은 오이카와는 생각하는 것을 멈추더니 조용히 제 한손을 올려 쿠로오의 뺨을 감싸쥐고선 그의 입에 입을 맞춰주었다. 부드럽고 달콤한 키스가 이어지고 오이카와는 그대로 제 검을 들어 반대로 쥐더니 이내 쿠로오의 등에 검을 찔러넣었다. 그리고 그와동시에 제 배에도 검이 들어오게 찌르면서. 쿠로오가 그런 저의 행동에 놀란 듯 보였지만, 오이카와는 그런 쿠로오를 바라보며 나즈막히 말했다.





" 나는 네가 지금껏 어떤 삶을 살았는지 모르지만, 네 표정을 보면 알 수 있어. 너도 지금 이상황에 나만큼 아파했다는 걸 그러니까, 그러니까 나는 네가 아파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쿠로오. "





아무래도 내 욕심보다 너를 더 사랑했나봐. 그렇게 마지막 말을 중얼거리며 오이카와는 저가 사랑해 마지않는 쿠로오를 안았다. 등에 칼이 꽂혀있지만, 칼에 제 몸이 관통당했지만 지금 그들은 자신의 마음을 깨달았다는 것이 더 중요한듯 쿠로오는 오이카와의 품에 안긴채 얼굴이 일그러지더니 이내 울음을 터트렸고 오이카와 역시 쿠로오를 안은채로 울음을 터트리고선 둘이서 그렇게 조용히 죽어갔다.




그날 일어난 반란은 반란군의 승리였지만, 쿠로오와 오이카와에게는 누군가의 승리도 패배도 없는 날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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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아 아릴 만큼 괴로워도 좋으니

너를 한 번만 안아봤으면

너를 한번만 사랑이라 불러봤으면


:: 틈새, 너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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