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키워드 : 운석


커플링 : 이와오이









[ 긴급속보입니다. 오늘 오후 2시경 NASA에서 일주일 후 지구에 운석이 떨어진다는 소식이 전해져왔습니다. ]


[ 이번 운석은 지난 운석들과는 다르게 정확히 지구 한가운데로 돌진해 오고 있다고 했으며, 지름이 15km나 되는 초대형 운석이라 현재의 기술로는 파괴가 불가능 하다고합니다. ]


[ 지구종말이 멀지않은 가운데..... ]




삑. 하고 티비가 꺼지는 소리가 들렸다. 몇주전부터 논란이 되던 운석충돌은 결국 지구 멸망이라는 결과를 내놓게 되었다며 뉴스에서 떠들고있었고, 그걸 그냥 멍하니 보고있더니 티비꺼지는 소리와 함께 이와이즈미가 저를 불렀다. 나와 십수년을 같이 지내온 소꿉친구이자 이제는 내 연인인 이사람과 함께하고 있는 지금






" ..뭐하냐. "


" 아, 이와쨩. "






....20살의 어느 봄날, 지구가 멸망합니다.










좋았던 기억은

네가 간절해질 때

더 선명해지더라


/수정글








" 매일 똑같은 얘기만하는 뉴스는 왜 보고있어. "


" 그치만 이제 예능프로도 안하는걸 "


" ...그럼 밖이라도 나갈래? 오늘 날이 꽤 좋던데. "


" 음~ 오늘은 왠지 나가기 싫은날이야 "






빠직, 하고 이와이즈미의 머리위에 십자표시가 생기는 듯한 모습이 보였다. 오이카와는 그런 이와이즈미의 모습을 보고선 소파위에있는 쿠션으로 제 얼굴을 가리며 이와쨩 폭력반대! 를 외치고 있었다. 오이카와가 그러거나 말거나 이와이즈미는 어쩌라고! 하면서 화를 내었지만, 그 역시 지금 밖으로 나갈 기분은 아니였기에 어느때처럼 오이카와의 뒷통수를 갈기는 것이 아닌 그의 옆으로 다가가 풀석 하고 주저앉았다.






" 헤에 이와쨩 이번엔 안때리네? "


" 왜 때려주랴? "


" 아뇨 괜찮습니다. 사양하겠습니다. "






오이카와가 다시금 깐족대오자 주먹을 내보이며 말하는 이와이즈미의 행동에 오이카와는 꼬리를 내리고선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그들이 사는 집은 원룸이였는데 둘이 살기에도 꽤나 넓은 공간이였다. 베란다에서는 햇빛이 바로 내리쬐고 있었고, 거실은 넓어서 침대나 티비를 가져다 놓고있어도 공간이 꽤 남아돌았다.


오이카와는 지금 자신이 그저 두루뭉실한 꿈을 꾸고 있나 생각해보았다. 그도그럴것이 3년전까지만해도 이렇게 살게 될줄은 누가 알았겠냐만은 소꿉친구였던 그와 연인이 되고, 지금 이렇게 같이 사는것이 두루뭉실한 꿈을 꾸는 기분인것은 3년이 지난 지금도 생소한 감각이였다.

17살, 고등학교를 졸업하던 3월의 어느날 이와이즈미가 먼저 저에게 고백해왔었다. 오랜시간 서로 쌍방으로 짝사랑해오던 것이 고등학교 3학년 마지막에서야 밝혀졌었고, 그날만큼은 둘이서 손을 마주잡은채 학교 옥상에서 엉엉 울었더랬다.


그렇게 졸업과 함께 연인으로써 다시 시작하는 기분을 가지고 도쿄로 상경한 그들은 지금 현재 지구멸망예정으로 인해 대학교도 가지 않고서 둘만의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 ...일주일 후에 모두 죽는거라니. 뭔가 허무하게 죽는기분이야 "


" ..? 갑자기 뜬금없이 무슨 소리야. "


" 갑자기 운석이 쾅. 하고 충돌해서 모두가 죽게되면 정말 허무하고 어이없게 죽는거잖아. 지금까지 열심히 살아왔는데 운석하나 때문에 모든게 날라가는거니까. "


" 왠일로 니가 그렇게 진지하게 생각했냐..? "


" 이와쨩 너무해! "






제 옆에 앉은 이와이즈미의 어깨에 기대고선 오이카와가 말했다. 갑작스런 운석이 나타나 충돌하게되어 수십, 수백, 수천년간 살아온 문명이 하루아침에 재가되어 사라진다는 것이 그에게 있어서 무슨 자극을 주었는지 모르겠지만 오이카와의 말을 들으며 이와이즈미도 비슷한 생각을 하였다. 그 오랜 시간동안 열심히 노력해서 살아온것이 하루아침에 재가된다면 그 누가 기분이 좋겠냐만은, 이와이즈미는 제 어깨에 기댄 오이카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 ..운석 충돌을 막을 수 있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죽기전에 후회없이 살면 허무하게 죽는건 아니겠지. "


" ....이와쨩 갑자기 왜그래? 오늘 뭐 잘못먹었어? 운석 충돌한다해서 사고회로가 어디 망가진거야? "


" 죽는다 진짜. "






이와이즈미가 나름 대답이라고 내놓은 말을 오이카와가 기겁을 하면서 이와쨩 맞아?! 내 이와쨩은 이렇지 않아 를 외치고 있었고, 이와이즈미는 결국 오이카와의 머리를 주먹으로 쿵 하고 내리쳤다. 전직 스파이커의 주먹에 아픈지 오이카와가 아파! 하며 제 머리를 감싸안았고, 이와이즈미는 어디 한번 더 말해보지그러냐 하는 표정으로 오이카와를 바라보자 오이카와는 그저 조용히 시선을 피했다.






" ...그래서 할말이 뭔데. "


" 응? "


" 네녀석이 뜬금없이 그런말을 할리가 없잖아. 그래서 나한테 할말이 뭔데. "


" ...이와쨩은 초능력자에요? 그걸 또 어떻게 눈치챘데? "


" 한대 더 맞을래? "






아뇨 괜찮습니다 사양할게요. 라고 오이카와가 손사래를 치며 말했다. 그러고는 이와이즈미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저와 십수년을 같이했지만 어떻게 된게 매번 저가 말하고 싶은게 있다는 것을 어떻게 눈치채는지 신기할 따름이였다. 다른 사람이였다면 별 희한한 말을 다하네 정도로 끝날 말을 저가 할말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도 자신과 그저 오래 알고지냈으니까, 제 성격을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으니까 그렇게 확신을 가지고 저에게 물어오는 거겠지. 하는 생각을 하면서 오이카와는 새어나오는 웃음에 쿡쿡대며 웃었다.






" 뭐야 왜웃어 쿠소카와. "


" 푸핫. 아니 그냥- 이와쨩이 고마워서. "


" ...하? 너 오늘 뭐 잘못먹었냐? "






조금전 저와 같은 반응을 내보이는 모습을 보며 오이카와는 웃음을 크게 한번 터트려 웃고선 무릎을 모아 앉고선 이와이즈미를 바라본채로 말을 이어갔다.






" 있잖아 이와쨩. "


" 왜 "


" 지구가 운석에 맞아서 세상이 멸망한다 해도 아주 오랜시간이 지나고나면 다시금 생명체들이 살아가겠지? "


" 그럴지도 모르지. "


" 있잖아, 그럼 그때가 되어도. "






나랑 함께 해줄래? 오이카와가 이와이즈미를 바라보며 눈을 접어 웃은채로 말했다. 지금의 자신들은 운석이 충돌하게 되면 꼼짝없이 죽게 되는 셈이였으니 앞으로의 미래를 생각 할 수 없지만, 아주 오랜시간이 지나고나면 운석에 맞았던 지구도 다시금 생명체들이 다니는 행성이 되어있으리라 믿으며 오이카와는 이와이즈미에게 아주 먼 미래에도 같이 있자는, 조금은 낯간지러운 말을 제 연인에게 하였다.


이와이즈미는 오이카와의 말을 듣고선 한참을 굳은채로 가만히 있었다. 오이카와가 말한 것에 대해 생각을 하는지 가만히 있는 모습에 오이카와가 이와쨩? 하며 되물어 왔지만 반응이 없었다. 오이카와는 제 말이 무시당한걸까 하는 생각으로 이와이즈미의 눈앞에 제 손을 흔들어대며 말했다.






" 이-와쨩. 이와쨩- 이와ㅉ.. "






이와이즈미의 앞에서 손을 이리저리 흔들면서 그를 부르고있을 때 이와이즈미가 제 앞에 있는 오이카와의 손목을 덥석 잡더니 그의 입술과 제 입술을 부볐다. 말랑한 감촉이 느껴지고 둘의 키스는 꽤나 오랜시간 이어졌다. 갑작스런 키스에 오이카와가 당황한 듯 보였지만 시간이 조금씩 지날 수록 익숙하게 받아드리며 서로의 혀가 얽혀왔다. 조금 깊고 오랜 키스가 이어지고 입술을 떼어내자 오이카와가 숨이 차 붉어진 얼굴로 이와이즈미를 보며 말했다.






" 이,이,이와쨩 갑자기 왜..? "


" 키스한거가지고 왜 이렇게 유난이야. 쿠소카와. "


" 아,아니! 갑자기 한거잖아? 평소엔 안하더니 왜 갑자기?? "


" ...까 "


" ...응? "






네녀석 질문의 대답이니까 멍청아! 이와이즈미가 버럭 소리를 지르며 오이카와에게 말했다. 이와이즈미의 얼굴도 점점 붉어져갔고, 오이카와는 그의 대답을 듣고나더니 잠깐의 정적이후 푸핫 하는 소리와 함께 오이카와의 유쾌한 웃음소리가 방안을 가득 채웠다. 자신이 아무리 먼 미래에도 함께 해주지 않겠냐고 물어왔지만, 그 물음의 대답을 키스로 해올줄은 상상도 못했기에 오이카와는 웃으면서 이와이즈미를 안은채 말했다.






" 이와쨩 사랑해~ "


" 악 쿠소카와 떨어져! "


" 먼 미래에도 같이 있자~!! "


" 알았으니까 좀 떨어져! 불편하잖아! "






오이카와가 이와이즈미에게 메달리고, 이와이즈미가 오이카와를 떨어트려 놓으려는 일상이 지나가면서 그렇게 하루가 또 저물어갔다.








지구 멸망까지 앞으로 6일.